[반려견 생활] 아픈게 제일 싫어

아기강아지는 잠을 많이 자야하고, 당분간 보호자가 만져서도 안 된다고 했지만,, 귀여운 아기들을 보면 자꾸 만지고싶은 마음이 끓어오른다 .. 애기들 대신 신랑의 손을 꼭 잡으면서 때를 기다리기도 한다.

생활의 리듬도, 생활 반경도 모두 아이들을 위주로 바꾸어 나가는 동안 감사하게도 미니와 메이는 잘 적응을 해 주었다.

한 2주정도 경과했을 때,, 메이는 워낙 변이 묽었고 그래도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애교도 많아 원래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한날, 예약된 두피를 다녀와서 메이가 바닥에 엎드려 눈을 반쯤 감고 있는 모습이 워낙 잠을 많이 자는 시기라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신랑이 메이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하여 24시 동물병원을 찾아갔다. (2차 접종 전후라 파보의 우려가 있어 아니면 감사한거고, 일단 확인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부랴부랴 달려갔다.)

미니는 너무나 멀쩡해 보였지만, 혹시나 파보면 미니도 조치를 해야 하기도 하고, 아기를 저녁에 혼자 둘 수 없어 같이 병원으로 향했다. 집 근처 24시 동물병원에 그렇게 가게될 지 몰랐는데, 아이들을 키우니 집 근처에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허옇게 질린 우리에게 수의사님이 아주 친절하게 검사에 대해 안내를 해 주셨고, 당일 바로 원인 파악을 할 수 있다고 설명을 주시고 메이의 결과에 따라 미니의 검사를 판단하자고 하셔서 메이를 수의사님 품에 안겨보내고, 신랑과 미니와 함께 대기실에 있었다.

초조한 마음으로 미니와 신랑과 함께 있는데 메이의 가느다란 비명이 흘러나왔다.. 우리 애기가 아니겠지 하는 마음이 들면서도 누가 들어도 메이의 소리였다. 순간 눈물이 울컥 튀어나왔고, 미니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아님 내 마음을 읽은건지 우리는 같이 울었다.

초조한 기다림의 시간동안 신랑과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그저 파보가 아니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수의사님께서 우리를 불러주셨고, 파보 검사 결과 음성임을 보여주시고, 장염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염증 수치가 생각보다 높았고, 신랑의 빠른 판단에 정말 감사했다.

약을 처방받아 와서 습식사료와 유산균을 구입하여 집으로 왔고, 신랑의 빠른 조치로 메이는 금방 좋아졌다. 아픈 이후로 미니와 메이를 합사해 보았는데, 미니가 메이를 챙기고 밥을 양보하는 감동적인 모습이 우리집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미니가 메이의 아픈 모습에 많이 놀랐는지, 아님 갑자기 부여된 언니 역할에 스트레스가 있었는지 메이가 완치되고 1주일 정도 뒤에 미니 상태가 좋지 않았다. 늘 잘 먹는 아이였는데 사료를 먹는 양이 확 줄어버리고, 에너지도 많은 아이인데 축 처진 시간이 많아 혹시나 하는,, 놀란 마음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우리같이 초보 보호자의 경우,, 아기강아지가 평소와 다르면 무조건 병원을 가서 진료를 보는게 안전하다고 배워서 조금은 유난스러운 보호자가 된 것도 같았지만, 답답한 마음에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아이들을 전문가에게 보이는 것 밖에 없었다.

다행히 미니도 검사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식욕 촉진제를 조금 처방받아왔다.

미니메이가 검사를 받는 그 시간동안 내 피가 마르는게 느껴지고,, 나의 무딘 관찰력에 정말 진절머리가 났다. 다행히 신랑이 민감하게 아이들의 변화를 캐치하여 초기에 진압(?)이 가능했지만,, 저 작은 생명체가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보호자의 성향에 따라서 아픈걸 놓칠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니 그냥 마음이 너무 찢어질 것 같았다.

지금 돌이켜보면, 비온뒤 땅이 굳는다고 한차례 있었던 소동이 우리 가족을 더욱 끈끈하게 맺어주었고, 아이들의 합사에도 성공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메이도 미니를 의지하게 되었고, 미니도 메이를 이끌면서 놀이를 리드한다. 살짝 더 사랑받기 위해 견제하긴 하지만 그래도 한 하우스에서 나란히 누워 자는 모습을 보면, 서로의 배변패드를 가리지 않고 볼일을 보는 것 보면 사이 좋은 미니메이에게 정말 감사하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무슨 사건에서도 가장 행복한 결과, 가장 좋은 결과를 누리는 축복받은 길로 가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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