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도장깨기 3탄. 청담동 피양옥

코로나때문에 외식을 멀리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저녁이나 주말 브런치에 그렇게 냉면집을 다녔었는데, 코로나로 외식은 무섭고, 냉면이 그리우면 집에서 해먹고 그걸로 성에 차지 않으면 배달로 시켜먹었다.
(배달에서 성공한 적이 거의 없다..ㅠㅠ 우리의 입맛은 이미 저 하늘 높이 올라가있었고, 아쉽게 배달로 먹는 집은 우리의 기대와 입맛을 충족해 주지 못 했다.)

강남에 갔다가 추천받은 기억이 있어 청담으로 이동!!

주소는 지도에 있다. 3시 정도 출발을 했는데, 간혹 브레이크 타임이 걸려서 전화로 문의했더니 식사가 된다고 했다.

매장 앞에 주차공간이 있는데, 발레파킹을 한다. 식당에 들어가려고 한다 말 하면 관리하시는 분께서 차키를 두고 내리라고 안내해주신다.

발레비용 : 3,000원 (카드결제 가능!!)
식사 후 결제할 때 식당에서는 별도로 결제하지 않고, 가게와 주차장 사이 중간문이라 하나?? 거기서 발레 비용만 따로 결제한다.
항상 관리인이 상주하는 건 아닌 것 같고, 식사 후에 어슬렁거리면 오셔서 발렛비용을 결제해주시고, 차키를 챙겨주신다.

어쨋든 들어가면 이렇게 메뉴판을 주신다.

백두산에서 온 송이가 중국산으로 표기되어 있다. 조금 씁쓸ㅠㅠ

우리는 물냉면1, 냉면사리1, 만두 반접시, 녹두전 반접시, 냉수육(소고기) 반접시를 주문한다.

오늘 아침만 해도 인원수대로 주문을 하자고 그렇게 외쳤건만 바로 무너진다.

냉수육은 삶은 쇠고기를 차게 해서 나오는 메뉴이고, 냉제육은 삶은 돼지고기를 차게 해서 나오는 메뉴이다.

보통 소고기가 돼지고기보다 비쌌는데 이 집은 오히려 냉제육이 더 비싸다 ㅎㅎ 재밌다.

메밀을 제외한 모든 재료가 국내산이다. (콩도 원산지 표시를 하는 것이 원칙이나, 일반음식점은 또 아닌가.. 녹두는 대상이 아닌가 싶고~~)

물냉면이 나왔다. 왼쪽의 계란과 고기 고명이 있는 것이 물냉면, 우측 그릇이 사리다.

서울에서 갔던 냉면집 중에서 사리가 따로 메뉴에 명시된 곳은 거의 이렇게 육수와 면을 함께 주는 것 같다.

사리도 거의 한그릇이다 덜덜덜

여기의 특색은 물냉면의 고기 고명이 소고기가 아닌 돼지고기라는 점이다. 콜라겐 식감이 쫄깃쫄깃한 편육과 삶은달걀이 올라온다.

국물에 보이는 오이 양이 적당해서 상큼하고 식욕을 돋운다. (음식에서 비율이 생명인지라, 뭐가 하나 많거나 적으면 그 품질이 확 떨어진다.)

언젠가 갔던 냉면집에서는 오이 양이 너무 많아서 육수 맛에까지 영향을 줘서 100%만족은 못 했던 기억이 있어 여기는 특별했다.

평양냉면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 같다.

우래옥은 진한 육수의 맛을 자랑한다면, 여기는 비교적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지 모르지만 그래도 아주 깔끔하다!!

여름철 냉면을 떠올리면 피양옥의 시원하고 깔끔한 육수가 떠오를 것 같다.

면은 엄청 쫄깃하다. 메밀가루에 어느정도 밀가루가 가미된 것 같은데 색이나 향에서 메밀의 기운이 느껴진다.

이제 반접시 공격이 시작된다.

냉수육 !!

간장 종지를 인원수대로 주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찍어먹을 수 있어 위생적이다.

코로나 때문인지 몰라도 어쨋든 종지를 개별적으로 준비해주는 것부터 마음에 든다.

고기를 얇게 저며서 펼쳐주는데, 보기에는 양이 별로… 싶지만 배가배가 엄청 불렀다 ㅠㅠ (물냉면도 절반정도 먹고 고기도 절반 먹었나..?)

누가 뭐래도 소고기를 먹었다는 소의 특유의 냄새가 있는데 나는 이 냄새가 있어야 소고기를 먹은 것같더라.

그리고 퀘퀘하고 오래된 냄새가 아니다. 신선한 소의 냄새,,, (전생에 육식동물이었던가)
적당히 그냥 나 소고기 먹고 있어~ 하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고기다. 이 고기가 육수에 쓰이는 그 부위인가 모르겠다.

만두는 알이 엄청 크다.

그냥 보기만 해도 배가부르다.

반으로 갈라보니, 두부로 채워진 것 같다.

엄청 깔끔하다.

만두는 빨간색 양념에 찍어먹으라고 하셨다.

깔~~끔한 만두에 고춧가루가 가미된 양념장이 잘 어울린다.

녹두전은 냉면집에서 주문 자체가 안 된 적도 많았고, 괜한 기대감에 시켰다가 실망한 경우도 많았다.

녹두전을 갈라보았다.

겉만 보아도 거의 튀긴듯한 바삭한 비주얼이 보인다.

두께도 두껍고, 겉바속촉이지만 가루반죽이 강하지 않다. 이 친구는 만두 양념장이나 수육 간장 양념장에 취향대로 골라찍어먹는다.

혼자 먹는 것보다는 양념장을 가미하는 것이 몇 배는 더 맛있다.(혼자 먹는 것도 담백하니 맛있지만)

겉바속촉은 튀김에만 쓸 수 있는 용어가 아니다.

이 전이야 말로 겉바속촉을 그대로 느끼게 해 준다.

그냥 깔!!끔!!

종종 우래옥의 진한 육수가 아닌 순수한 육수의 냉면이 그리울 때면 찾을 것 같다.

먹고나니 너무 추워서 다음에는 양지온반을 시켜보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식사시간이 아님에도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있었다.)

다음에는 제육을 한번 시켜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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