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언제나 부산을 떠올리면 가고 싶은 곳도, 먹고 싶은 것도 많지만 ㅋㅋㅋ 막상 또 이상하게 갈 곳이 없는 매력이 있다…
청사포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기장의 기억이 좋았던 카페도 이때가 아니면 언제 갈까 싶어 점심 소화 겸 기장 드라이브를 떠났다.
내가 친구를 만난 장소에서 청사포까지의 거리, 그리고 기장으로의 드라이브 중에도 바닷가 뷰는 보지 못 했다.
(아!! 청사포로 넘어가면서 광안대교를 탔었다.)
부산 운전이 그렇게 험하다는 것도 다 옛말이 되었는지,, 아님 내가 꽤나 유해졌는지 그냥 평일 오전이라 아예 교통량이 적었는지 몰라도 가는 길이 여유로웠다.
라꽁티 (부산시 해운대구 청사포로 85 / 화요일 휴무 )
영업시간이 12시~15시 30분 / 17시 30분 ~21시
바쁜 현대인의 리듬에 전혀 구애 받지 않는 인상이다 ㅋㅋ 그래도 궁금한 곳이니 아침잠을 줄여서 가보기로 했다 ㅋㅋ
주차는 매장에 마련된 장소도 있었지만, 상권이나 주택이 막 형성된 곳이 아니라 그냥 공터에 길따라 잠시 세워두기로 했다.
입구 카운터 맞은편에는 와인이 진열되어 있었다.(웬지.. 사진을 찍으면 안 될 것 같은 위화감이 들어서 패스~~)
홀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생면과 그라나파다노 치즈가 통으로 반겨준다.
오픈 시간에 맞춰 갔더니 자리가 넉넉했지만, 주말에는 예약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메뉴판을 보니, 와인 리스트도 꽤나 진지하다. 정말 많은 와인을 보유하고 있었고, 국가별로 정리되어 와인샵의 판매 리스트 같기도 했다.
글라스와인이 있는지는 아예 물어보지도 않았는데ㅠㅠ 보통 글라스는 너무 한정적이라… 정말 기념할 만한 일이 있을 때 한 병 주문해서 음식과 즐기면 참 좋을 것 같다.!!
보통 이렇게 와인을 판매하는 곳은 판매하는 음식과 가장 잘 어울리는 그런 와인들로 채워 넣는다고 들었다.
얼핏 봤을 땐, 그냥 유명한 와인들만 있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메뉴 주문 시에 와인 추천을 요구하면 더 성공적인 식사가 될 것 같다.
무알콜 와인도 있었지만,, 이미 와인리스트를 본 뒤라 썩 내키지 않았다.
식탁매트도 요즘 부쩍 자주 보이는 가죽 재질로 깔아놓으셨고, 양식집답게 포크와 나이프가 마련되어 있다.
물도 미지근한 물이 준비되어서 추운 겨울날 참 센스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도 풀리고, 마음도 풀리는 온도다!!

주문을 넣고, 바로 식전빵을 주셨다.
매장에서 구운 브리오슈이고, 올리브오일 향이 풍부해서 따로 발사믹은 곁들이지 않았다고 하셨다.
버터향 물씬 나는 빵이 식욕을 돋우고, 오일 없이 그냥 빵만 먹어도 정말 맛있었다. 이런 단순해 보이는 음식이 맛이 좋은 건 재료의 힘이라고 본다. 버터가 정말 비싸지만, 그래도 좋은 메이커를 쓴다는 감이 확 들었다.

네개같은 두개의 빵! 샐러드 싫어하지만, 풀이랑 같이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이 맛에 샐러드 먹나보다 잠시 생각했다.
요리는 샐러드->파스타->메인 요리 순으로 정말 짧은 간격으로 나왔다.
페타치즈 과일샐러드 (21,000원)
메뉴 아래 첨언된 빨간 글씨에 이끌려서 주문했다.
별로 샐러드를 좋아하지 않지만 없으면 허전하니까 주문했는데, 기대보다 예쁜 색감에 육성으로 감탄을 하고 말았다.

이런 샐러드라면 매일 먹을 수 있지만 내가 만들기는 자신없다 ㅠㅠ
새우는 모양을 살려서 2등분해서 먹기도 좋고, 보기도 좋았다!! 과일들도 다 너무 시트러스 계열이라 식전 샐러드로 좋았고 신선해서 가격이 아깝지 않았다.
페타치즈를 곁들였다했는데 생각보다 치즈가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괜찮다. 우리에겐 까르보나라가 있기 때문에!!
치즈 까르보나라 (24,000원)
원형 그라나파다노 치즈에 넣어서 버무려서 주는 퍼포먼스가 압권인데, 감상한다고 아무것도 찍지 못 했다 ㅠㅠ 다시 가야겠다ㅎㅎㅎㅎ
우리가 익숙하게 알던 크림소스보다 치즈 함량이 어마무시하게 많았다. 치즈를 그렇게 좋아지 않는 내 입맛에도 고급스럽게 맛있었다.

치즈통에 정말 충분히 버무려서 접시에 담아내고, 또 치즈그레이터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치즈를 마구 갈아 주신다.
(치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꼬릿한 냄새 때문인데 이렇게 듬뿍 들어가도 하나도 그런 거슬리는 향이 나지 않았다.)
치즈를 하도 갈아서 면이랑 같이 딱딱하게 굳어져서 칼로 면을 잘라먹기도 했지만 재료를 듬뿍듬뿍 아끼지 않는 마인드가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게다가 베이컨은 직접 훈연해서 만든건지 시중에서 판매하는 아이랑 완전히 질감과 두께, 풍미가 달랐다. 이 집 까르보나라 시그니처인 이유를 알았다!!
돼지안심요리 (32,000원)
메인까지 빈틈없이 맛있다!

돼지고기가 정말 부드럽고, 야들야들했다. 화이트소스에 고기가 너무 느끼하지 않을까 하는 순간에 다 먹어치웠네???ㅋㅋㅋ
크림파스타와 너무 중복되는 감도 없잖아 있었지만, 샐러드가 있어서 상쾌하게 환기할 수 있었다.
정말,, 코로나가 끝나고 친한 사람들과 와인한잔 걸치면서 음식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웨이브온 커피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해맞이로 286)
여기는 낮과 밤이 그냥 다 이쁜 카페다.
첫 만남은 밤에 갔었는데, 화려한 조명에 살짝 캠핑장 같은 감성이 느껴져서 정말 여행기분이 났었다. 그 잔상에 이번에 다시 가보기로 했던 것 같다.


이 날은 날씨도 좋고, 햇살도 좋아서 야외 테이블에 앉아보았다.
등받이가 없으면 좀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쿠션도 있어서 그렇게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눕는 자리도 있었지만,, 웬지 거기는 내 비염코가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았다.)
커피가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맛이 좋았고 바닷가 파도를 보면서 커피한잔하는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그 동안 부족했던 비타민D 합성 충분히 하고 마음의 찌꺼기도 다 날리고 왔다.!!
마무리는 기장 바닷가 사진~

댓글을 달려면 로그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