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제주도 일정이라 음식점도 신중하게 선택하게 된다
일단 제주도에 왔으니 흑돼지는 먹어야겠고, 맛있다고 정평이 난 곳을 모두 갈 수는 없으니 어느때보다 신중하게 선택하기로 한다.
돈이랑으로 결정한 이유는 딱 하나, 현대백화점에 독점공급한다는 글을 봐서이다.
아니 대기업 백화점에서 업체 선정할 때 다 먹어보지 않았을까? 분명 시기를 두고 경쟁하면 가격의 이점이나 품질 측면에서도 이득이 있을 것이지만 돈이랑에서 쓰는 고기만을 계약한다는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돈이랑은 꽤나 큰 단독 건물로, 2층에 식당이 있는데, 2층으로 올라가면 진짜 빼곡하게 싸인이 걸려있었다. 군데군데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들 싸인도 보이고
구획이 계산하는 곳, 화장실, 식사하는 곳 구분이 되어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문으로 나뉜건 아니지만, 충분한 거리가 있어서 조금 더 위생적인 느낌도 들고, 사람이 북적거리지만 비교적 편안하게 식사가 가능하다!!

큼직큼직한 메뉴판도 마음에 들었다.
명품흑돼지 2인으로 시작해보기로 했다.
사람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금방 세팅이 되고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분이 고기를 직접 구워주셨다.

이제 부위는 기억나지 않지만,,, 때깔이 목살과 삼겹살같다…ㅎㅎ
정말 교과서에서 본 품질좋은 고기의 정석이다. 지방은 희고, 살은 선명하고 밝은 붉은빛, 겹구분이 뚜렷한 생고기만 봐도 맛있을거같다 ㅎㅎ(대기업의 선택이라)
셀프바가 있는데, 계속해서 반찬을 가지고 오라고하셨다 ㅋㅋㅋ 친절하고 후하신 사장님
돈이랑에서 셀프바는 사람들이 이용중이라 사진을 찍지 못 했다.
꽤나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는 모습이 좋았고,,
다만 이용하시는 분들도 예의를 지키셨음 좋겠다. 엄연히 입으로 들어가는 집기류들 바닥에 떨어뜨렸으면 ㅠㅠ 종업원께 바빠도 죄송하다고 떨어뜨렸다고 교체해달라고 합시다.

시간을 새고 계시는지 여러 테이블을 보면서 적절한 타이밍에 다 잘라주시고, 구워주신다.
성격 급한 사람은 계속 생고기와 교감하려고 뒤집다가 사장님께 혼나곤했다. 자주 뒤집는 거 아니라고 ㅋㅋㅋㅋ
분명 신랑은 속이 안 좋아서 된장찌개와 누룽지를 주문해두고, 생각이 없어보였는데 어느덧 고기멍을 같이 때리고 있었다.

된장은 역시 고기랑 같이 주문해서 뜨끈할 때 고기랑 같이 먹는게 제 맛이다.
속이 안 좋다는 신랑은 한입 먹더니 감탄을 연발했다.
정말 거짓말하지 않고 고기에서 버터맛이 났다.
스테이크를 구울 때, 중간에 버터를 넣고 구워도 신선한 버터 풍미는 거의 느껴보지 못 했는데, 이 집은 고기에 무슨 짓을 했는지 정말 풍미가 깊고 신선하고 고급진 맛이 난다.
그 자부심 때문인지, 중간중간에 사장님께서 고기 어떠냐고 물어보신다.
이 말을 다 하기엔 너무 길고, 사장님은 바빠보여서 기가 막힌다고 엄지척으로 대신하는 수 밖에..


밥은 흑미밥이라 좀 웰빙 느낌이 났고, 누룽지는 양은냄비에 나와서 뭔가 더 먹음직스러웠다. 그냥 누룽지일 뿐인데…

들어갈 땐 잿빛안색이던 신랑이 나올 땐 계속해서 감탄해서 너무 기뻤다.
어쩜 그렇게 맛집을 잘 찾냐고 실패를 안하냐고 그랬다. 기분좋은 배부름과 처음 느껴보는 고기의 풍미에 우리는 차타고 가는 30분동안 계속 제주도의 식재료에 대해 이야기했다.
육지에서도 돈이랑이 그리우면 당장이라도 현대백화점에 달려 갈 기세였지만,
웬지 이 기분을 아껴놨다가 제주도에 다시 가기 위해서 여지를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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