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로 인해 달라진 우리 부부의 삶, 그리고 나의 변화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글을 써서 기록해 보고싶어졌다.
2023년 1월 중순, 구정 무렵에 우리에게 덜컥 아이가 생겼다.
사람아기 말고 강아지 아기들.
강아지를 좋아하지만 키우는건 완전히 다른 국면이기에,,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다. 그런 우리가, 아니 내가 어디 홀린건지 아이들이 인연이 될 운명이었던건지 그렇게 미니와 메이가 우리집으로 들어왔다.
캔넬에 넣어서 울타리와 사료, 여러 용품들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떨림과 흥분이 아직도 생생하다.
말티푸 미니는 추워서 그런지 덜덜 떨고 있었고, 그래서 워머에 싸서 데리고 오고, 포메라니안 메이는 덤덤하게 그냥 캔넬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듯 했다. 혹시 메이가 추울까봐 메이는 내가 안고 탔는데, 계속 손가락을 빠는 것이 배가고픈가 했다.
집으로 와서 울타리를 설치하고, 아이들을 집에 넣어드렸다.
혹여나 아기들이 감기에 걸릴까봐 겨울에 찰 틀지도 않는 보일러를 켜고, 눈이 뻑뻑하게 말라가도 뒷처리가 귀찮아 습도 관리도 하지 않았지만 물수건을 깔아놓고 그렇게 강아지 보호자의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오자마자 메이는 사료를 허겁지겁 드시길래 배가 많이 고팠나보다 짠하게 보고 있었는데,, 아이가 토를 해버렸다. 오자마자 대형사고가 터진것이다!! 하필 시간도 늦어서 데리고 온 영업점도 연락을 할 수 없었고, 우리는 새벽동안 메이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설사도 하지 않고, 먹지만 않을 뿐 기력이 없어 보이지는 않아서 지켜보기로 했다.
새삼 부모님의 심정을 알 것 같았다. 뭐든 좋은 것을 해 주고 싶고 빨리 뭔가 조치를 취해주고 싶지만.. 인력으로 되지 않을 때에는 시간이 해결해주길 기다려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어려운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나가야 했다. 그렇게 아기들로 인해 우리 부부가 오랜만에 유대감에 빠졌고, 그토록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주장이 조금은 와닿았다.
다행히 메이는 속을 비워내면서, 신랑이 좌욕을 통해 숙변을 배출하면서 정상적인 리듬을 찾아갔고, 우리는 그렇게 어설프면서도 절실한 부모의 길을 걷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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